투츠 틸레망스의 숨겨진 명반.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투츠 틸레망스도 70대 중반쯤 되니 자신의 음악 인생 전반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던거 같다. Chez Toots는 여러 스탠더드 곡들과 유명한 샹송 고전들을 재해석 해낸 작품으로, 투츠 자신이 음악을 시작했을 당시와 그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만든 앨범이다.
보통 라이브 앨범과 스튜디오 앨범은 각각 나눠서 담는 경우가 많지만 <Chez Toots>는 그러한 형식을 무시하고 매우 생소한 형태로 첫 곡과 마지막 곡을 공연 실황으로 수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앨범의 첫곡인 Paris의 Hollywood Savoy Cafe에서 직접 공연 실황을 녹음한 Edith Piaf(에뒤뜨 삐아프)의 샹송 'Sous Le Ciel De Paris(파리의 하늘아래)'는 하모니카 연주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투츠 틸레망스는 매우 감각적인 연주를 들여주고 있다.
이어지는 Diana Krall의 보컬이 얹어진 'La vie en rose'과 6번째 트랙이자 그 유명한 스탠더드 고전 'Que Reste-T'il De Nos Amours (I Wish You Love)' 역시 놓칠 수 없는 수작이다. I Wish You Love라는 제목으로도 유명한 'Que Reste-T'il De Nos Amours'는 많은 백그라운드 보컬이 들어가 겨울에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기 좋은 곡인거 같다. 그리고 앨범에서 가을에 듣기 가장 좋은 곡을 고른다면 역시 5번째 트랙 'Hymne A L'Amour'과 7번째 곡 'Old Friend'일 것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Toots Thielemans가 자신의 아베마리아라고 했을 정도로 한 사람의, 아니 한 뮤지션의 인생이 파노라마 처럼 스쳐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무게감과 경건함이 느껴진다.
앨범의 많은 명곡들 중에서 단 한곡을 고른다면 역시 Philip Catherine의 기타연주와 하모니카의 앙상블이 매우 훌륭한 명곡 'Dance For Victor'다. 이 노랜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Chez Toots>의 대표곡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필립 캐서린과 투츠 틸레망스는 매우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Chez Toots>의 초,중반부가 유명한 샹송과 스탠더드의 축제였다면 후반부는 차분한 재즈 곡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노래는 Shirley Horn이 보컬을 맡은 'La Valse Des Lilas (Once Upon A Summertime)'과 역시 Johnny Mathis가 피쳐링을 맡은 'Les Moulins De Mon Coeur (The Windmills Of Your Mind)'일 것이다. 마치 늦은 밤 파리의 한 와인바에 앉아서 공연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노래들은 대미를 장식하는 'Moulin Rouge'과 함께 파리의 정취가 강하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곡들이다.
전 곡이 명곡이고 계속된 명 연주의 향연이라 몇 곡만 골라 추천하기가 난감할 정도다. 유명한 선곡과 많은 명 보컬 그리고 Marcel Azzola(마르셀 아졸라) 같은 명 연주자들의 참여 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하지만 하모니카로 연주된 샹송과 스탠더드들의 재해석임과 동시에 한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의 커리어 초반을 돌아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더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Chez Toots>는 하모니카 연주를 맡은 투츠 틸레망스와 프로듀서인 마일스 굿맨,오스카 카스트로 네비스, 조엘 모스와 같은 명인들과의 작업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대단한 관록이 느껴지는데, 그와는 별개로 쉽게 접하기 힘든 파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다. 가을의 어느날 와인이나 칵테일과 함께하면 좋을 듯한 작품. 멋진 앨범 커버 만큼이나 매력적인 음악이다.
P.S 글 내용과는 상관없이.. 추석 연휴동안 신들린 듯이 먹어서 3~4일동안 무려 3kg가 쪘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변화다. 어쩐지 어제 봤던 동생이 이러더라 "오빠 얼굴이 보기 좋긴한데 왠지 돼지 같아요." 하긴 그럴만도 하다. 집에서나 나가서나 보이는 대로 주워 먹었으니.. 운동 좀 해야겠다 -_-;;
댓글을 달아 주세요
추석 잘 지내셨어요?
2009/10/06 02:31누가 뭐래도 먹는게 남는거죠.후후후훟ㅎ후후훟
이분 앨범이 집에 두 장이나 있었네요- _-
어머니께서 사오셨던 앨범인데 스쳐 지나듯 몇 번 들었던 기억 뿐이지만
뭔가 분위기가 다른가 싶기도 하고...다시 들어봐야겠어요ㅋㅋ
누구 말마따나 정말로 기름진 한가위였습니다.
2009/10/07 14:26음식만 계속 먹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겠죠 ㅎㅎ
앨범은 저도 나왔을 당시 구했는데 정작 그때는 많이 안듣고 몇년지나 즐겨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음악이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지금 듣기 제격이네요..
2009/10/06 15:18요즘 야외에서 바람 맞기 마지막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들으면 딱 좋겠어요..^^
갑자기 일 하기 싫어져서 큰일입니다. ㅋㅋㅋ
근데 동생분의 한 마디는 칭찬인듯, 아닌듯 절묘하네요..^^;;
매우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2009/10/07 14:27요즘 듣기 제격이죠. 안들어주면 섭할거 같은.. ^^
그나저나 말씀대로 칭찬인지 욕인지 구분이 안가서
그냥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능.. ㅎㅎㅎ
와인 한 잔이 필요한 음악
앨범이 나온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네요..
2009/10/07 17:08피구님 리뷰 읽고서는 이 앨범이랑 퀸시 존스 앨범 샀어요.
2009/10/07 18:28완전 기대되고 있습니다.^^
늘 좋은 음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ㅎㅎ
왠지 가을분위기에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네요.. 낙옆이 떨어지면서..
2009/10/07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