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다. 부산 국제영화제 때 가서 찍었던 사진들과 여행기를 이제서야 올리다니.
별로 사진이 많은것도 아닌데 정리하고 글도 붙이자니 시간이 은근 걸려서 고생했다.
일단 영화제에 가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려면 제일 먼저 영화에 맞춰서 스케줄을 잘 짜야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가게 되면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고 영화는 제대로 못보고 타지에서 허둥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난 가기전부터 대부분의 일정을 아예 해운대와 센텀시티쪽으로 잡았다. 그럼 자연스레 교통편은 지하철을 이용하면 되고 숙박 역시 근처 모텔이나 찜질방(하루면 모를까 해운대 근처 모텔비는 꽤 비싸다)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영하는 영화도 남포동에 비해 훨씬 많고 영화제 행사들도 그쪽에서 하는게 많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곳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없다. 센텀시티에선 사진을 찍을 만한게 별로 없었고 해운대는 반대로 많이 찍었지만 사진이 담긴 핸드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다 날라가 버렸다. 그나마 디카로 찍은 남포동이나 자갈치 시장 위주로 찍은 사진들이 있어서 다행인데 그래서 모든 사진을 디카로 남기지 않은것을 후회중이다. 배터리만 제때 충전 해뒀어도 핸드폰으로 찍는 일은 없었을텐데 무엇보다도 해운대에서 찍은 일출장면이랑 근처 달맞이 고개에서 담은 아름다운 야경 사진을 보여줄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둘다 부산에서 본 가장 멋진 광경이었는데..
그래도 건진 것들은 잘 살려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여행기 같이 적어봤다. 부산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생소한 맛에 읽을만한 글이고 또 부산 국제영화제에 못 가셔서 아쉬운 분들이라면 그나마 영화제와 부산의 분위기를 알 수있는 사진들이다. 시간 순서대로는 아니고 기억에 남는 순서대로 글을 남긴다.
부산 도착
큰 집이 부산이라 명절떄는 종종 오지만 혼자 여행 겸 온건 거의 처음이었다.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사투리를 쓰니까 마치 외국에 나와 있는거 같은 착각이.. ㅋㅋ 물론 역 주변 환경은 서울역 근처와 다를게 별로 없었다.
프레스 뱃지와 가이드 북
일단 도착하자마자 센텀시티 역에 도착해서 프레스 뱃지 발급을 받았다. 며칠동안 함께 했던 뱃지와 해운대 인디 빌리지에서 만난 소유진씨의 싸인이 담긴 가이드북. (내 사진과 이름은 가림 -_- )
참 부산에서 진짜 코 앞에서 본 여자 연예인은 유선, 한채영, 소유진 등이 있는데 블랙 정장을 빼입은 유선씨는 퀸카 오브 퀸카였고 드레스를 입은 품절녀 한채영씨는 화려함 그 자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말을 걸 엄두도 안났다. 그리고 소유진씨는 화면상으로 보는거와 다를거 없이 매우 귀여웠다. 싸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진씨는 말투나 행동 모두 애교가 넘친다.
남포동 PIFF 광장 앞
정말 오랜만에 남포동을 찾았다. 하지만 남포동 역에서 내리면 실컷 걸어서 와야한다. 그러니 혹시 부산 남포동 가실 일이 있으면 자갈치 역에서 내리시길. 난 남포동을 어릴 떄부터 좋아했다. 이름부터 정감이 가고 부산극장이나 대영극장을 통해 명정때마다 나름 많은 영화를 봤기 때문에 꽤 좋은 추억들이 쌓여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도착하니 부산 국제 영화제라고 적힌 팻말이 나를 반겨주었다..' 같은 식상한 멘트는 안쓰려고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오니 왠지 반갑게 느껴지긴 했다.
안내 데스크와 핸드 프린팅
피프 광장에 들어서니 영화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영화를 안보면 안될거 같은 이 느낌은 뭐지.. ㅋㅋㅋ
암튼 안내 데스크에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발권 가능한 영화와 미리 예매한 영화도 일단 확인했다.
핸드프린팅은 생각보다 무덤덤하게 보였음.
남포동 근처 시장과 패션거리
남포동이 명동이라면 첫번째 사진에 있던 패션 골목은 동대문 시장에 가까웠고 두번째 국제시장은 경동시장 같은 분위기가 났다. 먹자골목 쪽도 찍었는데 사진이 별로 안나와서 패스.
계단
사실 부산은 도시치고는 주변환경이 좀 험한 편이다. 일단 서울같은 배산임수 형태가 아니라 산맥의 끝자락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산세도 꽤 험하고 언덕이 많은 편. 부산은 해운대 시가지 정도를 제외하곤 평지도 많지 않다. 아마도 부산이란 도시 자체가 항구를 끼고 있고 일본과 인접해 있어서 사람들이 어쨋든 집을 짓고 길을 만들어서 도시가 형성된거 같기도 하다.
특히 도로나 계단을 보면 길이 있어서 사람들이 가게 된게 아니라 일단 사람이 왔다갔다 해야 하니까 길을 억지로나마 만들어서 생긴 느낌. 실제로 다른 지방이 대부분 산세를 따라 곡선으로 돌아가는 편이라면 부산은 터널을 뚫거나 직접 직선으로 길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계단만 봐도 그렇다. 서울에서 이렇게 경사가 가파른데 일자로 계단을 이어놓은 경우가 있던가? 부산 사람들의 화법이 대부분 직설적인 것에도 이런 부분이 한 몫하는듯.
보수동 책방 골목
부산의 명소 책방 골목에 들렀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서점들이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구하는 책이 있는지 몇 권 알아보았는데 놀랍게도 한권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에 나오는 서점은 책방 골목에서도 가장 오래 된 곳이라고 들었다.
부산 오뎅과 도나스(?)
돌아다니니까 배가 고파서 자연스럽게 먹을꺼리를 찾게 됐다. 오뎅하면 부산오뎅. 근데 진짜 부산오뎅인지는 확인 못함 -_- 재미있게도 서울에선 보통 종이컵에 오뎅 국물을 따라 먹지만 여기선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빨간 컵에 덜어서 먹는다.
그리고 도나스(?)도 먹었다. 부산에서는 도너츠 주세요 라고 하면 먹을 수 없다는 슬픈 전설이 있어..
난 그 전설을 믿지 않아.. (이병헌 버전) 농담이다 ㅋㅋㅋ
자갈치 시장과 영도 앞바다
역시 부산의 명소중 하나인 자갈치 시장에 들렀다. 자갈치 축제가 얼마 안남은 시점이라 시장 골목은 복잡해서 사진을 제대로 찍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입구와 공판장 뒤에 있는 영도대교 근처 바다를 사진에 담았다. 바다에 비친 햇살이 알흠다웠음. 부산에까지 왔는데 갈매기를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부산에서 만난 장진영
이번 부산 국제영화제에서는 장진영의 대표작 3편이 상영되었는데 단 한편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좀 더 많이 상영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해운대 빌리지에서 달래주었다. 사실 해운대 PIFF 빌리지는 바닷가와 별로 어울리지 않고 겉돈다는 생각이었는데 그중에서 유일하게 반가운 부스가 바로 장진영 추모관이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와 아끼는 물건들, 그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오고 있었으며 사진이 담긴 잡지들이 있었다. 장진영이 실제로 무대에 서서 인사를 하는 듯한 착각에 잠시 빠졌었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그녀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영화제가 목적이었던 만큼 못다한 영화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이번에 부산에서 대부분의 영화를 해운대 메가박스, 롯데 센텀시티, CGV 세 곳에서 나눠 봤다. 남포동 쪽은 영화관 시설도 낙후됐고 보고 싶은 영화들은 스케줄이 대부분 해운대 쪽으로 잡혔기 떄문이다. 가기전에 거의 모든 스케줄을 짜놓고 또 가서도 매일 같이 6~7시에 기상해서 영화 발권을 받았는데도 시간 맞추느라 많이 애를 먹었다. 불만이 있다면 주최측에서 상영 시간표를 토,일쪽에 몰아 넣은부분.. 쟁쟁한 작품들 시간이 겹치는건 정말 지금생각해도 짜증이 밀려온다. 그리고 일요일엔 무려 4편을 봤는데 힘들어 죽을뻔 했다. 앞으로 부산에 또 오게 되더라도 하루 4편을 보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영화 하니까 또 상영관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영화관중에 관람환경이 가장 좋았던 곳은 해운대 메가박스 였는데 사운드나 자막 등 여러부분에서 만족스러웠던거 같다. 특히 나는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대부분의 표를 발권 받았는데 그래서 좀 친해진 여자분이 있다. 귀찮게 했지만 매번 반갑게 맞아준 그 자원 봉사자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린다. 펌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여자는 서울에서도 별로 못봤다. 부산에도 미녀가 많더라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다 ㅋ)
암튼 잡설이 길었다. 각설하고 지금 딱 기억나는 영화들만 8편정도만 적어본다. 이번 방문에서 본 영화는 총 12편. 영화표 한 장은 잃어버려서 사진에는 없다. 어떤 영화인지는 노코멘트. 별점으로 영화 평가하는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특별히 재미삼아 좋았던 순으로 남겨본다. (★★★★★은 만점. ☆은 별 반개, ★★★★☆는 별 4개반)
하얀 리본 ★★★★★
하얀 리본은 질식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에 답답하고 불편한 기운으로 채워진 영화다. 하지만 고개를 돌릴 만한 장면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공포스럽다. 겉도는 듯 싶지만 영화의 모든 장면들과 대사는 결국엔 주제와 맞닿아 정곡을 찌르기 때문이다. 이런 걸작을 보고나면 할말이 별로 없다. 그저 박수를 칠 뿐. 정말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거 같지 않은 빈틈없이 차가운 작품이다.
박쥐(확장판) ★★★★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쥐는 개봉판이나 확장판 모두 매우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복수는 나의것과 올드보이는 물론 친절한 금자씨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소위 말하는 복수 3부작은 필자에겐 별 네개반~다섯개짜리 영화) 박쥐의 약점은 완성도와는 별개로 내러티브의 근간이 되는 테레즈 라캥과 그외에 소재들 그러니까 뱀파이어, 천주교 신부 세가지 조합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데 있다. 특히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가져왔음에도 뱀파이어물 만의 매력을 못 살린것은 생각보다 큰 흠이다. 물론 박쥐는 전형적인 흡혈귀 물은 아니지만 꼭 뱀파이어를 끌어들여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박쥐는 초반에 비해 중,후반부는 이미지가 너무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확장판은 러닝 타임이 더 길어졌는데도 넘치는 이미지들이 의외로 지루하지 않았다는 건데 그 이유는 설득력 측면(앞서 언급한 뱀파이어 장르를 도입한 부분을 제외한 부분)에서 그 과잉이 충분히 납득이 가기 때문이다. 결론은 좋았다는 애긴데 평을 하자면 박쥐는 너무 욕심을 부렸을 지언정 선로를 이탈한 작품은 아니라 생각한다. 특히 짜깁기 영화라는 말들은 당치도 않다. 차라리 볼거리, 찾을거리가 너무 많아 어지럽다고 악평을 한다면 모를까.
그리고 GV에서 새삼 느낀거지만
공기 인형 ★★★★
인형의 눈으로 본 세상은 과연 어떨까? 공기인형은 '걸어도 걸어도', '아무도 모른다'로 유명한 고레에다 하로카즈의 신작으로 섹스돌 노조미가 생명을 갖게되고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 준이치와 사랑에 빠지고 또 마음을 얻게 되어 겪게 되는 기쁨과 아픔을 잔잔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배두나가 주인공으로 출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인간의 성적 욕구를 해결해주는 섹스돌로 분한 덕에 어이없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낮은 비중에 중간에 갑툭튀(?)한 오다기리 죠는 좀 의외의 등장.
영화는 좋았는데 중간에 나온 몇몇 장면들은 좀 섬뜩하기 까지 했다. 어린아이가 어찌보면 가장 잔인하다고 했던가. 자신은 아무 생각없이 곤충을 분해하고 동물을 괴롭히고 하는데 사실 당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고통스러운거. 어린 아이같은 노조미같이 대부분의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있는건 아닐까.
복수 ★★★★
재미만 보면 상영된 영화중 최고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때깔나게 잘 찍은 조니토(
코스타 가브라스의 싸인. 사진도 찍었는데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ㅜㅜ
낙원은 서쪽이다 ★★★★
사실 정치 영화의 거장으로 유명함에도 코스타 가브라스 영화는 얼마 못봤는데 그 얼마 안되는 작품들이 너무나 인상적이라 공기인형 GV를 포기하면서까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물론 영화를 보고나서 조금도 후회 안했고. '낙원은 서쪽이다'는 GV때 기억에 남는 일이 더 많이 있었는데 어떤 중년의 남자분은 코스타 가브라스의 영화를 보고 정치학과를 선택했고 또 그의 길을 따라 영화 감독이 되었다며 그를 만난걸 일생의 영광이라고 까지 말하더라. 나는 과연 이렇게 만나는 것만으로도 일생의 영광이 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참 한명 있긴 하다. 스티비원더~
암튼 영화는 유쾌함과 날카로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판타지+블랙 코미디+어드벤쳐 영화(?)였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봤다. GV를 마치고 코스타 가브라스의 오래된 팬들을 비롯해서 적지않은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세상에.. 우연히 타이밍이 맞아서 사진을 찍고 그와 악수를 나눴다. 안타까운건 내가 그때 디카를 놓고 와서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해운대에서 놀다가 폰을 잃어버렸다는거.. ㅠㅜ
암튼 싸인은 받았으니 다행.. 정말 잊지못할 추억이 될듯..
물론 자랑으로 하는 말이다 ㅋㅋㅋㅋ
아쉬칸, 반지에 얽힌 이야기 ★★★★
이란 영화는 처음 본거 같은데 난 외국어에 대한 알러지는 없지만 유독 아랍쪽 언어는 적응이 안된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에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을 대충 들었으면 피볼 뻔했다. 마지막에 결정적인 장면이 초반부 대화와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암튼 영화는 잘 만들어진 편이고 음악만 빼면 다 괜찮았다.
브라이트 스타 ★★★☆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시인 존 키츠와 패니 브래니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실존 인물인 존 키츠의 시와 멋진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던건 여 주인공 패니 브론 역을 맡은 애비 코니쉬(의상은 매우 아름다웠음)의 떡대가 생각보다 거대해서가 아니라 존 키츠 역을 맡은 벤 위쇼가 '향수'와는 너무나도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어서.. 가끔 보면 연약한 남자와 건강(?)한 여자가 잘어울리는 경우가 꽤 많은데 브라이트 스타의 커플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인 캠피온 감독 작품치고는 2% 부족함이 느껴졌지만 아름다운 영상과 영화 곳곳에 심어져 있는 멋진 시, 특히 엔딩에 나오는 존 키츠의 '나이팅게일에 부치는 노래' 덕분에 선방한 듯.
청두, 사랑해 ★★★
제6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작인데 기대엔 좀 못 미쳤다. 하지만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인 굿모닝 프레지던트 보단 나을듯. 암튼 이 작품은 호우시절을 본 사람이라면 한번 볼 만한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원래 호우시절이 '청두, 사랑해'의 두 에피소드와 함께 현대 파트를 맡아 3편의 옴니버스 영화로 기획되었다가 결국 따로 제작 및 개봉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청두 시민을 위로하기 위해 나온 옴니버스 영화지만 청두시나 지진과는 별 상관없는 내용이라 좀 황당했다. 볼만은 하지만 약간 지루하기도.. 과거와 미래의 연관성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더 그랬다.
조카들과의 만남 그리고 밀면
부산에 종종 오면서도 밀면은 한번도 먹을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작정을 했기에 다행히 여러번 먹을 수 있었다. 밀면은 냉면과 비슷하지만 면발이 되게 잘 끊어지고 국물이 깔끔하다고나 할까. 돼지 국밥은 먹어본적이 있지만 이번에 처음먹은 복국이나 밀면은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일정을 마치기 전에 잠깐 짬을 내서 사촌 누나와 조카들을 만났는데 1년만에 보는데도 조카들이 꽤 많이 자라 있었다. 내 조카라서가 아니라 이 녀석들은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사랑스럽다. 언니인 가영이와 동생 가인이. 참 귀엽고 예쁘다. 물론 나한테 치대는거만 빼고.. 왜케 앵기는걸 좋아하는지 원..
특히 가인이 이녀석은 어린게 하는짓이 완전 여우다 -_-
여기서 잠깐 밀면집 상황극
1.밀면을 기다리는 조카 가인이
2.드디어 말로만 듣던 밀면이 나왔는데..
3.싫다면서 뿌리치지만 결국 먹게 된다.
4.면빨이 최고에요~
부산 극장
그리고 저녁 늦게 영화를 볼 겸해서 PIFF 광장을 다시 찾았다. 부산극장은 역사가 오래되었기로 유명한데 내가 10년 전에 부산 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가 바로 '식스센스'였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부산극장은 1,2층으로 나눠져 있어서 좌석이 매우 많은게 특징이다. 1관에 한 800석이상 들어간댔나.
불꽃놀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운좋게 남포동에서 불꽃 놀이도 볼 수 있었다. 내가 일정을 마무리 지은 직후 자갈치 축제와 또 며칠 뒤에 광안리쪽에서 불꽃축제를 했다고 하는데 못봐서 아쉬운 감정이 교차한다.
마무리
타이트한 일정으로 피곤하긴 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여행이었다. 물론 사서 고생을 했다. 태터측에서 프레스 뱃지 외에 숙박 시설이나 교통편과 관련해서 정말 아무런 지원이 없어서 자비를 들여서 갔기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개별활동이라 오히려 추억꺼리가 많았던거 같기도 하다. 아마 일행이 있었다면 영화를 좋아해서 혼자 부산에 온 사람들을 만날 수도 또 해운대 바닷가에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부산에서 만난 새로운 영화 친구들이 생겨서 기쁘다.
야구의 도시 부산. 그리고 영화의 도시 부산. 부산은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멋진 도시였다. 다른분들은 이번 영화제에서 느낀 여러 단점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난 PIFF에 처음 온 만큼 그런걸 느낄 새가 없었다. 고른 영화들도 좋았고 빠듯한 일정이지만 계획했던 것들을 대부분 해결했기에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가장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시기에 바다를 끼고 영화를 보고 바쁘게 보내니 여러가지 면에서 기분전환 이상의 소득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부산 방문은 꺼져가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 준 여행이라 더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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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다녀오셨군요. 부산만을 전문적으로 포스팅하는 낭만인생입니다. 글이 재미도 있고 두 따님도 귀엽고 이쁜이네요. 함께하고 싶어 엮인글로 링크합니다.
2009/11/09 21:11헐.. 애기들은 제 조카들입니다~
2009/11/10 22:28결혼도 안한 저를 유부남으로 만드시다니.. ㅋㅋㅋ
그나저나 부산을 전문적으로 포스팅이라 왠지 멋지네요 ^^
프레스 뱃지만 지원됐다니 -_- 고생하셨겠어요.
2009/11/10 06:25그래도 힘들어서 그런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2009/11/10 22:29기회가 되면 제트님이랑도 놀러가고 싶네요~ ㅎㅎ
부산에도 이쁜여자들이 많더라가 핵심 ㅋㅋ
2009/11/10 13:28영화실컷보고 정말 부러운 여행기 ㅠㅠ
테터앤미디어엔 언제 들어가셨당가요
부산에선 좀 차려입은 세련된 분들보다도
2009/11/10 22:30수수하면서 사투리 귀엽게 쓰는 여자분들이 더 예뻐 보이더라구요~
근데 태터는 들어간지 꽤 됐는뎅;; ㅎㅎㅎ
악! 부산이에요!!
2009/11/10 17:10보수동에는 친구들하고 자주 갔는데 책 사러 간 건 아니었다는 게 문제라는 ㅎㅎ;;;
악 부산 사시나봐요
2009/11/10 22:31보수동은 처음 갔는데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어요~
대학 오기 전까지는 부산에 살았죠.
2009/11/12 10:57고등학교 때에는 이사 가서 보수동 가려면 거의 1시간이었는데 그래도 놀러가고 그랬죠.
(앗.. 이건 부모님한테 말 안 한 거였는데;;
대학 오고 나서는 집에 내려가도 밖에 나가질 않아서 부산 사진을 보니 그래도 정겹네요.
아 그럼 지금은 보수동 자주 못가시겠네요
2009/11/12 16:01그러고보면 정말 서울사는 사람이 서울타워나 경복궁 잘 안가듯이
부산 사는 분들도 마찬가진거 같아요 ㅎㅎㅎ
휴대폰을 잃어버리시다니.. ㅠㅠ
2009/11/10 18:33속 많이 상하셨겠어요. 더욱이 그런 사진들이 있는...
저도 예전에 dslr 잃어버렸을 때, 그 안에 있는 사진들 때문에 눈물 날 뻔 했어요.. 앙...^^;;
정말 많은 일이 있으셨네요. 즐거운 여행 보내고 오신 거 보니 제가 다 기분이 좋네요..^^
조기 위의 바다 사진.. 반짝반짝 직접 보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네요~~
바보같이 폰 분실한거랑 현금 좀 잃어버린거 빼곤 정말 다 좋았어요 사진 떔에 좀 속이 상하긴 했다만..
2009/11/10 22:35근데 반디님 DSLR은 정말 눈물 날만하네요 ㅜㅜ
워낙에 제가 사진 찍는걸 잘 안좋아하고 또 잘 못찍어서 어디 놀러가는거 아님 사진 안남기는데
나이 먹어가면서 생각이 좀 바뀌더군요
위에 바다 사진은 이번에 직접 찍은거 중에 유일하게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ㅎㅎㅎ
그때가 작년 6.10 촛불집회 때였어요.
2009/11/11 17:56시청에 와서 오랜만에 학교 선후배들 만나 사진도 많이 찍었었는데.. ㅠㅠ
안타깝네요.. 아무래도 잘 안나가던 자리 나가면
2009/11/12 15:54물건 잘 잃어버리는거 같아요
와, 저 올해 밀면 한 번도 못 먹었는데 ㅠ_ㅜ
2009/11/10 21:51짧은 시간 내에 영화 많이 보느라고 패스트 푸드만 실컷 먹은 것 같아요;
좋은 작품들 많이 보셨네요.
제가 보고 싶어했던 영화도 몇 편 보이고...
맞아요.
찹쌀 도나쓰는 도나쓰라고 발음해줘야 함.
이런 일 저런 일 많으셨겠지만 즐겁게 다녀가신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부산에 이쁜 녀성분들 많죠. 지나치다 저는 못 보셨나봐요. (...)
밀면을 3군데서 먹었는데 위에 사진에 있는 집이 제일 맛있더군요~
2009/11/10 22:40전 가서 점심, 저녁은 대충 빨리 먹었는데 야식을 참 잘먹었죠 복국에다 동래파전에 광어회 등등... ㅎㅎ
그리고 저도 2~3년에 부산 한번씩 가긴하는데 가도 친척집 왔다갔다 하는수준이라 부산 타워도 한번도 못가봤어요~ 이번에 작정했는데도 시간이 안되서 못갔으니.. 다신 못갈듯 엉엉.. ㅜㅜ
참 달클님은 못 본거 같는데요.. 음..(먼산)
즐거운 여행 하신 것 같군요^^
2009/11/11 00:15전 부산을 많이도 가봤지만 항상 바다쪽에만 있다보니 저런 곳은 한번도 구경하지 못했군요.
다음에는 좀 관광도 하고 그래야겠어요..
저도 이번엔 좀 구석구석 다녀본거 같습니다
2009/11/12 15:55삼촌께서 해운대에 별장이 있어서
어릴때부터 부산가면 대부분 해운대만 갔거든요 ㅎㅎ
저는 올해도 남포동엘 못 갔어요 ㅠ_ㅠ 고등어조차 먹질 못했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09/11/11 00:22옛날에 어디선가 주워듣기를, 부산은 해방 후 엄청난 수의 일본 동포 수용과 전쟁 당시 어마어마한 피난민 수용으로 인해 사람이 살 곳부터 막 짓고; 그 다음에 다닐 길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구요 (..) 근데 부산 가서 돌아다닐때마다 몸으로 납득이 되기도 (..) 서울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부산도 인구밀도가 굉장하잖아요;
(한밭벌에 거주하는 어느 1人의 한량같은 발언)
도나쓰... 찐덕하고 찰진 도나쓰 우물우물 먹고 싶네~ 아아 저 뒤에 곱디 고운 만두어린이들ㅠㅠ배고파ㅠ
낙원은서쪽이다 하고 브라이트슷하는 일정이 안 맞아서 못 봤어요ㅠ ㅠ아쉽다능; 오오 아쉬칸 나도 봤는데! +ㅁ+ 아랍어가 힘들게 하긴 하드라구요 =ㅁ= 글고 하네케 감독 영화는 이상하게 언제 어디에선가는 꼭
보는 저라서 ㅋㅋㅋㅋㅋㅋ 밀로스 포먼과 하네케 영화는 투덜대면서도 다 보고 있다능 정말 이상함 ㅇㅇ
여튼 하얀 리본 보는 그 날이 기대되네요 후훗.
호우시절은 허감독님이 6개월동안 찍고 온게 아깝고 옴니버스로 끝내기엔 아쉽다고 장편으로도 만들래~
하셔서 개봉된 ㅋㅋㅋㅋ 근데 매우 탁월한 결정이셨다는 거! 청두, 사랑해는 영화제에 선 보인걸로 끝날
기세.. 저도 궁금했는데 기금 마련과 청두 다시 알리기 일환으로 제작된 프로젝트라면서 왜 영화는....;;
복합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2층짜리 상영관에 들어가면 꼭 휑한 2층에 기어올라가 몰래 한번 더 보고 그랬는데 말이져ㅋㅋㅋㅋ(좋냐)
그나저나 조카 애기들 느므 귀여워요 >ㅁ< 장난기가 가득가득 하네요 ㅎㅎ
아 참, 글 쓰는 박찬욱 좋아하는 1인 추가요<-
흥 부산에서 연락도 안하고!!! ㅋㅋㅋㅋㅋ
2009/11/12 15:58그러고보니까 본 영화가 저랑 겹치는게 별로 없는드슨~
어쨋든 제일 중요한 하얀리본을 안봤으니 쌀언니는 절반의 성공 훼훼훼~
브라이트 스타는 메이커 보고 선택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더라구요 화면은 예뻤다만 ㅎㅎㅎ
사실 도나쓰보다도 만두가 더 땡겼답니다 ㅜㅜ
리뷰 오랬동안 기다렸습니다..후후^^
2009/11/11 18:50즐겁게 잘 다녀오셨군요~ 다음엔 저도 꼭 가보렵니다~ㅎ
폰 분실하셔서 정말 속상하셨겠어요 ㅠ_ㅠ
오오~ 부산 여행 하실 생각 있으시다면
2009/11/12 16:00영화제보다도 맛집이나 명소 위주로 가도 괜찮을거 같습니다
소소하게 들를만한 데가 의외로 많거든요~
부산에 맛집이 어디 있더냐? ㅎㅎㅎ
2009/11/12 18:2420년 가까이 부산에 살았고 두달에 한번 꼴로 부산에 가지만 맛집이라곤....
농담이고... ㅎㅎㅎ
어찌 지내냐? 맹주영 전역하면 함 보자. 16일 전역.... 세월 빠르네.
그냥 대부분이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거라.. ㅎㅎ
2009/11/13 20:53동래파전집이랑 초원복국인가 거기 가봤어요
밀면은 맛에서는 크게 차이는 없었고~
그나저나 남의 군생활은 왜케 빠른건지.. ㅋㅋㅋㅋㅋ
비밀댓글입니다
2009/11/13 01:10부산은 환경적인 면도 그렇지만 역사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은거 같기도 합니다
2009/11/13 20:556.25때 최후의 보루 역할도 했구요 전 부산이 바다를 끼고 있어서 무엇보다도 좋던데요 ㅎㅎ
롯데.. 박정태 2군감독 된거 말곤 Shiver..
다른건 몰라도 진짜 전준호는 주루코치로 데려올만한데요 아쉽습니다 쩝..
아아아앙악ㄲㄱ란ㅅ
2009/12/04 15:08전 가브라스 감독님 사인 못받았는데..ㅜ_ㅠ
코앞까지 갔다가 이동하고, 코앞까지 갔다가 여자분들 사진찍는 사이에 부탁 못해서...
저랑 본 영화 9작품 중에 5개나 겹치네요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영화를 봤었군요^^
하얀리본이랑 낙원은 서쪽이다GV. 다만악에서구하옵소서는 보려고하다가 결국 취소한 영화구요.
불꽃 사진 찍은것도 제가 조금더 나와서 편의점 앞에서 찍었는데.ㅎㅎ
프레스 뱃지라 부럽네용.
저도 자랑할거 있어유!
복수 GV로 두기봉 감독님 싸인받았다능거,
글고 하얀리본 보러 들어갈때 나올떄 두번 다 박찬욱감독님이랑 지나쳐서 사인까지 획득해두었어요
아니 그렇게 많이 겹치다니 ㅋㅋㅋㅋㅋㅋ
2009/12/05 07:37일찍 알았다면(전 잿빛영혼님 부산 사시는 줄도 몰랐음) 식사라도 하는건데 말이죠
그래도 신기하기도 하고 잼있네요
박감독은 GV로 만났으니 그나마 만족하렵니다 ^^
루이스피구님께 트랙백을 보내주시지 않으셨으면 이 글을 놓칠뻔 했네요. 11월 9일에 발행하신 글인데, 뒤늦게나마 잘 읽었습니다. 블로그에 고생을 해가면서, 오랜 시간을 할애하며 글을 적어본 블로거라면, 루이스피구님께서 서두에 밝힌 글에 대한 애정과 땀이 얼마나 크셨을지 알 것 같습니다. 고생스러웠어도 이런 글을 올리게 되면 설령 아무도 와서 읽지 않는다고 해도, 가슴이 뿌듯해지죠. 어느날의 기록을 내 공간에 남겼다는 커다란 만족감 말입니다. ^^*
2009/12/13 13:38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런 후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제가 그 현장에 있는 것이겠지만요. 잘 읽었습니다. ^_^
전 올해 블로그를 유희와 공유의 목적보다도 자기만족을 위해서가 약간은 더 컸던거같은데 반응은 예전만 못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이 심심한 반응에도 계속 블로그를 할 수 있었던거 같구요~
2009/12/16 00:45사실 올해는 마실 다니는거 자체가 너무 귀찮아서 혼자 노는거에 가까웠어요
가는 사람 안잡고 오는사람 안막고.. ㅎㅎ
그래도 배트맨님같이 종종 이야기 나눌 이웃이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는 배트맨님도 꼭 영화제에 가셔서 좋은 경험 하시길 바랍니다~ ^^
저도 블로그의 가장 큰 목적은 '배트맨이라는 블로거의 영화 기록들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전처럼 댓글들과 트랙백들이 달리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만족스럽습니다. (일단 저부터가 마실을 잘 다니지 못하니, 소통의 범위가 줄어드는 것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인 것 같고요.)
2009/12/18 17:37날씨가 매서운데 따듯한 시간 보내세요. ^^
배트맨님은 그나마 영화 블로그라 기대작이나 흥행작 리뷰가 올라오면 인기가 있으실텐데
2009/12/25 16:46전 그나마 나은 편인데 다른 좋은 음악 블로그들 대부분이 뭘 해도 인기가 별로 없는게 좀 안타깝더군요
그나마 좀 잘나가는 블로그들 보면 다 10년전 20년전 '그때 그 음악들'얘기 뿐이고..
뭐 이런게 현실이라니 그냥 받아들여야 할거 같습니다 ㅎㅎ
그래도 배트맨님 같이 좋은 분들이 종종 찾아주시니 다행입니다
올해는 활동을 많이 못했는데 그래서 어떤 상황이든 만족하고 그 상황 자체를 즐기게 됐던거 같네요
배트맨 님도 오늘 성탄절 포함 연휴 잘 보내시고 내년에도 계속 활동 하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올해 이웃블로그들 떨어져 나가는거 보니 많이 아쉽더군요 ^^